만든다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합니다. 무엇인가를 만든다는 것이 재료를 가공해서 새로운 존재로 태어나게 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 물건에 얼마만한 가치를 부여했느냐의 의미이기도 합니다. 그놈의 가치..... 가치의 평가 기준은 각 사회에 퍼진 담론, 문화, 철학에 따라 달라집니다. 따라서 만들어낸 물건(?) 혹은 작품은 그 물건이 어떤 사회에 있느냐에 따라 다른 가치를 가집니다. 나와 나의 아내가 만든 물건에 얼마만큼의 가치를 부여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, 그 물건 혹은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어떠한 가치를 부여할 지 항상 궁금합니다. 자본주의 사회라면 그것을 돈으로 환산하겠지요.
자본주의 사회에서 만들어낸 그 무엇은 곧 팔 수 있는 상품을 떠올립니다. 팔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. 예술가는 작품을 팔고, 노동자는 노동을 팔고, 뮤지션은 연주와 음악을 팔고, 작가는 글을 팔고... 모든 것을 팔 수 있다보니 "얼마나 비싸게 팔 수 있는가"가 너무도 중요해져 버렸습니다. 가격을 많이 받지 못하는 물건은 가치 없는 물건이 되어버렸습니다. 가격과 가치는 엄연히 다른 개념인데도 가격과 가치가 동일화 되어버렸습니다. 가사노동에 큰 가치를 부여하지 않으니 가사노동이 싸구려가 되었습니다. 노동에 큰 가치를 부여하지 않으니 노동이 싸구려가 되었습니다. 싸구려 인생도 있겠지요.... 씁쓸...
손으로 조물딱 조물딱거리며 직접 만들고, 그 물건에 어떤 가치가 들어가는지 시험중입니다. 우리가 그 물건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던, 어떤 사람들은 가격을 매기겠지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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